이 책 클루지의 부제는 '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입니다. 본문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맥락과 기억, 오염된 신념, 선택과 결정, 언어의 비밀, 위험한 행복, 심리적 붕괴 순서로 책의 내용 요약과 저자 소개, 그리고 개인적 단상 등을 적어보겠습니다.
클루지 내용 요약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책의 목표가 '인간은 오류가 있으며 어떤 오류이며,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클루지의 뜻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을 뜻한다고 합니다. 프롤로그에서 말하는 내용의 요점은 한마디로 '클루지를 이해한다면 인간의 본성을 더 잘 알 수 있으며, 우리 자신을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지에 대해 단서를 줄 수 있다'입니다.
1장 '맥락과 기억'에서는 인간의 기억이 컴퓨터와는 다르게 맥락에 의존하는 기억임을 설명합니다. 맥락기억은 모든 기억에 우선순위를 매겨서 유용성이 큰 정보먼저 머릿속으로 불러냅니다. 이러한 맥락기억의 단점은 항상 '옳은 기억'이 반응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신뢰성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생생한 기억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억은 언제나 변화될 수 있습니다.
2장 '오염된 신념'에서는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의 실험에 사용된 문장을 소개합니다.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의 실험에 사용된 문장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고 칭찬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당신은 자기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편입니다. 당신에게는 몇 가지 성격적인 결함들이 존재하지만 당신은 대체로 그것들을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아직 활용하지 않은 많은 잠재력이 있습니다. 당신은 절제되고 자기 통제력이 있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걱정과 불안이 많은 편입니다."
버트럼 포러는 학생들에게 성격검사를 한다고 며칠 후 똑같은 내용의 결과지(위의 문장)를 나누어주고 자신의 성격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평가를 하게 했습니다. 물론 학생들은 자신들이 받은 결과지가 모두 같은 내용인지는 몰랐습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5점 만점에 4.26이라는 점수가 나왔습니다.
위의 사례가 말해주듯이 사람들은 막연한 일반론을 과잉 해석하여, 실제로 그렇지않은데도 마치 자신에 대한 것인 양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신념은 감정, 욕망, 이기적 욕심 따위에 오염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신념 때문에 가정불화는 물론 심지어 전쟁까지도 일어나는 것입니다. 타인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받으면 그것을 일반화해서 그 사람의 다른 속성들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을 심리학적 용어로는 '후광효과'라고 부릅니다. '갈퀴효과'로 부르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주제가 무엇이든 우리의 신념에 잘 들어맞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확증 편향'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자신의 신념이 맞다는 자기 합리화를 합니다. 확증편향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현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일단 어떤 것이 진실이라고 결정하면 그것을 믿기 위해 새로운 이유를 만들어냅니다.
3장 '선택과 결정'에서는 우리의 선택 능력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인간의 뇌는 돈보다 먹는 것에 탐닉하고 미래는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포유류인 인간의 기억회로는 합리성이란 목적에 맞게 진화되지 않았습니다. 합리성보다는 위협적 환경에서 급히 결정을 내려야 했던 신속함과 맥락 민감성으로 진화되었기 때문에 맥락성과 합리성이 싸우게 되는 상황에서 합리성은 언제나 지고 맙니다. 이것이 간식을 선택할때 건강에 좋은 식품보다는 건강에 좋지 않은 달달한 식품에 손이 가는 이유입니다. 이성보다는 감정에 의존하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진화는 우리에게 다른 두 체계를 남겨주었는데 하나는 틀에 박힌 일을 처리할 때 필요한 반사 체계이고, 다른 하나는 틀을 벗어나 생각할 때 필요한 숙고 체계입니다. 이 두 체계의 장단점을 알고 편향을 극복하는 전략을 짠다면 우리는 궁극적으로 지혜로울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4장 '언어의 비밀'에서는 인간의 언어가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온갖 결함과 단점과 특이 사항들이 존재한다는 설명을 합니다. 그 예로 언어의 애매함에대한 비극적인 사례를 들었는데, 1982년 비행사와 관제탑의 애매한 대화로 583명이 사망한 비행사고를 소개합니다. 이때 비행사는 '이륙 준비 완료'라고 했지만 관제탑에서는 '이륙 중'으로 알아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가 말할 때 이따금 혀가 꼬이는 이유는 원래 소화를 위한 통로였던 3차원의 구멍 주변에 혀를 부딪쳐서 나는 소리인 언어가 아주 급하게 만들어진 진화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5장 '위험한 행복'에서는 행복에 대한 정의 보다는 인간이 행복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부분을 읽다가 갑자기 궁금해서 행복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니 행복은 '1.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 2. 복된 좋은 운수'라고 되어있습니다.★
행복은 쾌락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쾌락은 절충적인 것입니다. 우리의 쾌락 중추는 인간 종의 생존을 위한 몇몇 기제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잡다한 기제들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가장 강렬한 쾌락들은 대부분 일시적인 것입니다. 왜 행복은 오래 머무르지 못할까요? 로또에 당첨되기를 누구나 바라고 만일 그렇게 된다면 행복해질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로또 당첨이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절대빈곤 이상의 사람들은 절대빈곤 이하의 사람들보다 행복합니다. 그렇지만 재산이 진짜 많은 사람들이 조금 많은 사람들보다 그만큼 더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진화가 우리 행복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진화는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도록 우리를 진화시킨 것입니다.
6장 '심리적 붕괴'에서는 인간의 뇌가 망가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고장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타이거 우즈가 쉬운 퍼트를 놓칠 때가 있는 것처럼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집중의 어려움을 주기적으로 겪고 있습니다. 해야할 일을 뒤로 미루는 경우 일반적으로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합니다. 하나는 즐거운 일이 아닐 경우, 다른 하나는 그것을 지금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조금만 기회가 생겨도 우리는 하기 싫은 것을 뒤로 미루고 재미있는 것을 먼저 합니다. 우리는 정신을 딴 데 두거나 일을 뒤로 미루거나 우리 자신을 속입니다. 진화는 우리에게 분별 있는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지적 능력을 주었으나, 그것을 지속해 나가기에 충분한 의지력은 주지 않았습니다.
저자 소개
저자 개리 마커스(Gary Marcus)는 1970년 2월 8일 생으로 뉴욕대학교 심리학, 신경 과학 명예 교수이자 과학자,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심리학, 언어학, 분자생물학을 통합하여 인간 마음에 대한 연구를 하는 세계적 학자입니다. Hampshire College에서 인지과학을 전공하고 1993년 23세의 나이에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학계와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여러 권의 화제서적을 발표하였습니다. 2014년에 Geometric Intelligence 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대중과 호흡하는 지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첫 번째 저서는 '대수학적인 마음'이고 이후 '마음의 탄생' '노튼 심리학 전집' 'Guitar Zero' 등이 있는데 'Guitar Zero'는 성인이 되어 악기를 배우는 과정을 탐구하는 책입니다. 가장 최근 저서는 'Rebooting AI'인데 아직 한국에는 출간되지 않았습니다. 요즘 '인공지능'에 관심이 높아지는데 'Rebooting AI'는 미국에서 Ernest Davis와 함께 포보스가 선정한 AI 분야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7권의 책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도 출간되면 좋겠습니다.
개인적 단상
이 책의 에필로그에 '우리는 말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으며 춤출 수 있고 노래할 수 있다.'라는 부분을 읽을 때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맞아맞아 내가 가수도 아니고 댄서도 아니지만 우울할 때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춤 출수는 있어! 그걸로 부족하다면 혼자 노래방에 가서 두 시간 동안이상 좋아하는 노래를 목청껏 부를 수 있잖아! 이것만으로 나는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야!' 왜 이런 생각이 뜬금없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방금 마신 카페인이 듬뿍 들어간 밀크티 2잔 때문일까요?
'클루지'는 인간의 인지능력이 완벽하지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우리의 생물학적 구성에 내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은 것이라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하며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최종 선택한 길뿐만 아니라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오디세우스처럼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결정을 해두는 습관을 적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막연히 목표만 정한다면 그것을 지키기가 불가능하니 구체적인 목표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봅니다.
'클루지'를 읽게 된 원인 중 첫 번째는 역행자를 쓴 저자 자청이 유튜브 등에서 추천하는 영상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자청'은 클루지 뿐 아니라 여러 자기계발 서적을 추천했는데 모두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읽어본 추천책들 중 이 책이 단연 최고입니다. 출간된 지 15년이나 지난 책임에도 내용이 굉장히 새롭고 신선했습니다. 인지심리학적 근거를 갖고 설명한 내용이라 두리뭉실하거나 모호하지 않습니다. 왜 내가 어리석은 행동과 실수를 반복해왔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몇 번씩 반복해서 읽고 또 읽어 숙지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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